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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성명서
17.12.08 조회수 : 1,106
건대동문
교수협의회 성명서 


건국대학교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따른 구조개혁 조치(교육부, 2017. 11. 30)로, 2020년까지 입학 정원 대비 4%(120명)를 감축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학구조개혁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교수들과 평가를 대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교직원,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가졌던 학생들과 동문들은 이런 결과에 허탈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구성원들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전 이사장의 횡령 등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우리 대학에 대한 평가가 A등급에서 B등급으로 강등된 것이 구조개혁 조치가 내려진 결정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4% 정원 감축, 30% 프라임 사업 예산 삭감, LINC+ 사업 예산 삭감 등의 결과는 이미 2010년부터 예고되어 있었다. 총장 선거 제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외부 후보자를 총장으로 선출하면서 학교 경영과 운영의 파행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선출된 총장은 학교를 사익 추구의 도구로 이용하였고 진정한 학교의 발전과 구성원의 상생에 대한 요구를 묵살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징계를 받거나 학교를 떠났다. 대다수 구성원들은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다가 학교에 대한 애정을 거두고 점차 공적 사안에 무관심해졌다. 

 이러한 무관심과 패배의식 속에서 학교는 ‘학교 발전을 위한다는’ 소수의 독점적 권력이 전횡하는 장이 되어갔다. 공적인 시스템은 붕괴하고 소수의 일방적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위축되어갔다. 그렇게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가 가장 반민주적인 작태를 행해도, 높아진 교수업적평가 기준에 따른 개별 평가와 과도하게 늘어난 행정 업무에 쫓기어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마저 모아내지 못하는 부끄러운 교육자가 되었다. 또한 우리는 학령인구의 급감, 대학 재정의 어려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교육 개혁 등의 ‘훈시’를 들으면서 스스로 죄인인 양 위축되고 대학의 생존을 위한 왜소한 부속품으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직시하려 한다. 이제 학생 정원을 감축하면 연 45억 원의 재정 수입 감소가 예상되며, 이미 프라임사업으로 일방적인 인원 감축을 당한 여러 단과대는 다시 인원 감축의 위기 상황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저들’의 잘못과 비리는 결국 우리의 고통과 부끄러움으로 돌아온 것이다. 교수들은 대학 재정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여기며 봉급의 동결, 행정 인력의 감축, 교수 충원 요구의 묵살 등을 견뎌왔다. 그러나 ‘저들’은 오히려 이렇게 참아내는 우리를 능멸할 뿐이다. 

더 이상 참는 것은 인(忍)이 아니라 불인(不仁), 즉 생명의 활동이 없는 마비 상태에 머물겠노라 자인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 교수들은 우리들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이 진정한 학교 발전과 구성원들의 상생에 기여한다는 믿음으로 다음과 같은 사안을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자는 전임 이사장이지만 그 동안 전임 이사장과 함께 한 재단 이사회와 대학 행정 당국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들에 대한 책임규명과 문책은 향후 동일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하여 행해져야 할 필수 불가결 조치이다. 

하나. 우리는 공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요구한다!

 그간의 파행과 드러난 문제의 원인은 권력이 이사장에게 집중된 결과이며 독점적인 권력은 그 권력에 기생하려는 소수의 측근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교훈이다. 누구나 합리적인 비판의 의견을 내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하나. 우리는 신뢰받고 존경받는 보직자 인선이 이루어지기를 요구한다! 

 교수들의 정당한 요구를 틀어막는 보직자, 기만적으로 절차적 행정 요건을 충족시키는 규정으로 교수를 강제하려는 보직자, 교수에 대한 인격적 모욕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보직자, 학교 사랑이란 모호한 명목으로 자기 인맥을 구축하려는 사욕을 가진 보직자를 거부한다. 이러한 보직자들은 평교수로 하여금 모든 학교 행정의 저의를 의심하게 만들 뿐 아니라 애교심과 참여의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뿐이다. 

 하나. 우리는 현 이사장의 책임감 있고 주체적인 학교 운영을 요구한다! 

 우리 교수들은 현 이사장의 취임이 학교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기대하고 있으나 전 이사장이 여전히 학교를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에 우려를 갖고 있다. 현 이사장은 구성원이 동의하고 존경받는 인사로 이사회를 구성하여 대학 내의 모든 의사결정이 소수에 의한 독단적 결정이 아닌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제17대 건국대학교 교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