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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가족, 안녕들 하십니까” - 원희복(정외 80) 편집위원
18.05.03 조회수 : 565
건대동문

10년 전인가. 우리 건국대학교는 국내 톱 5, 세계 100대 대학이라는 구호를 들었다. 언론동문회 총회에 온 총장님들은 우리 대학의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기 바빴다. 졸업한 동문들은 거대한 중앙도서관과 현대식 의과대학에 가슴 뿌듯했다. 그러나 요즘 모교의 장밋빛 전망을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다


물론 우리 건국대학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2030년 전국 대학의 절반이 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국의 모든 대학은 위기에 몰려있다. 이미 지방 곳곳에서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근본적인 이유는 인구절벽으로 교육을 받을 학생이 절대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초저 출산률은 대학 뿐 아니라 국가존재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10년간 80~100억 원의 정부예 산을 투입해도 출산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감소율을 조금 떨어뜨리는 데 만족해야 할 정 다. 이제 학생이 없는 초등학교의 통폐합은 낙도나 산간 오지 학교만 해당되지 않는다. 25년 전에 만들어진 분당이나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초등학교조차 학생이 없어 통폐합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남는 교실을 국공립 유치원이나, 지역 문화센터로 활용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020년부터 대입정원이 고졸자수 를 초과한다.


혹자는 그래도 서울의 건국대학교는 괜찮아라고 할지 모른다. 충주에 위치한 분교(글로컬캠퍼스)는 이미 위기 감이 켜지고 있지만 서울도 안심할 수 없다. 당장 3년 후인 2021년부터 서울의 대입정원은 고졸자 수의 1.35배 나 된다. 거리 개념이 사라질 미래에 서울 소재라는 것이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 이미 지금에도 지방의 많은 대학이 훨씬 뛰어난 성과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무엇보다 많은 세계 석학들은 지금처럼 한 날 한 시 한 강의실에 학생을 모아놓고 교수가 강의하는 방식의 교육제도는 퇴출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그 근거도 무척 많다. 강의식 교육 법의 한계로 인해, 더 이상 교수가 지식을 독점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사회가 그렇게 양성된 졸업생을 원치 않기 때문에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새로운 토론식 강의나 11 문제해결식 강의는비용효율로 웬만한 사립대는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이미 사립대학 재정문제는 심각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학장, 보직 교수들이 줄줄이 구속된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부정입학, 부정학점 부여 등 교수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보다 깊은 이유는 교육부 지원을 둘러싼 사립대학의 재정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굳이 기자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지금 대학은 안녕하지 않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게 닥친 현실적 과제 다. 물론 대학과 재단은 이 문제를 놓고 거의 매일 치열한 고민과 처절한 토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럴 것이고, 그래야 한다. 그러나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총동문회가 보는 학교 측의 대응은 매우 안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몇 달 전 총동문회 차원에서 대학평가 하락에 따른 긴급 좌담회를 연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날 좌담은 특정 잘못을 지적하는 자리라기보다 안녕하지 않은 우리 건국대학교를 솔직히 되돌아보자는 것이었다. 현재의 문제를 자각하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 좌담회에서 한 교수가 외국의 유명 대학은 동문회가 앞장서 많은 기금을 모아 지원한다고 말한 대목도 기억한다. 동문회에 대한 요구이고, 귀 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동문회도 장학금을 모으고, 취업을 알선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정외과 동문회는 신입생 전원에게 도서구입비를 지급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에서 한 대학생이 제기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기억한다.


국가의 최고 정보 기관이 정치에 개입하고, 노동자가 해고되고, 비정규직 청년이 연이어 산재로 숨지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던 우리를 일깨운 회초리였다. 그렇다. 대학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자신이 먼저 깨어 문제를 봐야 한다. 아프더라도 곪은 상처를 째고 서로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은 물론 교수, 재단, 총동문회에 이르기까지 모두 똘똘 뭉쳐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래도 될까 말까다. 더 늦기 전에 자문하고, 실행해야 할 때다.


건국가족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