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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고독한 사람들 - 권혁주(국문 84) 건국가족 편집위원
18.07.09 조회수 : 404
건대동문

최근에서야 고향에 혼자 계시는 아버지가 가끔 대학생인 내 아들과 소통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은 마당에 피어난 꽃을 찍어 보내기도 하고 주말에 내가 찾아온 얘기를 실시간으로 전하기도 했던 것이다. 얼마 전 주말 아버지는 당신이 꽃 사진을 찍어 보낸 얘기를 내게 하셨다. 아버지는 사진을 보냈더니 그 녀석이 할아버지는 꼭 작가 같다고 답을 보내왔어라며 웃으셨다.


그날 저녁 텃밭에서 기른 아욱으로 된장국을 끓여먹은 뒤 잠자기 전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아내는 대뜸 뭘 그렇 게 맛있게 해먹었느냐고 물었다. ? 하고 되물었더니 카톡 얘기를 했다. 초저녁에 너희 아버지가 지금 무슨 요 리를 하는지 부엌에서 아주 맛있는 냄새가 나는구나라는 메시지가 내 아들에게 들어왔다는 것이다.


큰며느리인 아내는 인상만 쓰시는 분이 뭘 그리 자상하신 척하신대?”라고 얄밉게 토를 달았지만 그래도 다행 이라 여겼을 것이다. 우리의 부족한 소통을 아들이 조금이라도 메우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은 나도 요즘 집안 사정에 따라 석 달째 혼자 살고 있다. 정확히는 대학생 아들과 살고 있지만 음악을 한답 시고 거의 밤을 새고 들어오니 혼자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대단히 자유롭다. 잔소리 하는 사람이 없으 니 편하다. 그러나 고독 속에서 나를 성찰하고 미래도 설계해 보리라 했던 다짐은 퇴색하고 있다. 퇴근할 무렵이 면 쓸쓸해지고 책을 보고 싶은 또 뭔가를 써보고 싶은 마음도 줄어든다. 나는 고독을 즐길 것이라고 자부했지만 이제는 나는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말이 쉽지. 고독을 즐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사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월드컵에서 황금발의 체면을 왕창 구긴 아르헨티나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가 아닐까 싶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력을 무기로 미국과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체제를 인정받고자 한다. 올해 들어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두 번하고 중국을 세 번 다녀왔으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말그대로 광폭적인 외교 행보를 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미 남북미 대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비핵화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태다. 자칫 비핵화 프로세스가 삐걱거려 과거의 대결국면으로 돌아간다면 한반도 평화는 물론 그 자신도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도 있다. 그러니 독재 권력을 누리고 수많은 참모가 있다한들 그 또한 고독하지 않겠는가.

그가 고독을 이기고 일국의 리더로서 인민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잘 판단하고 행동해주길 바랄 뿐이다.


호날두가 예선전까지 4골을 넣었지만 1골에 불과한 메시에게는 일본의 자연주의 시인이었던 마에다 유구레의 말로 위로를 전하고 싶다.


고독한 외로움은 인간의 마음을 눈 뜨게 해준다


고독은 내가 얼마나 나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지 알게 해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