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People
오피니언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생각하다 - 박혜숙(국문 72, 시인 · 모교 명예교수)
20.05.29 조회수 : 124
건대동문

비대면(Untact)의 시대가 순식간에 밀려왔다. 재택근무가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으며, 생활필수품도 오프라인 마트를 이용해서 구입하기 보다는 온라인 마트를 통해 택배를 받는 사람들이 갑자기 증가하게 되었다. 서로 만나 정을 나누며 위로받고 마음을 치유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코로나19를 통해서 untact(비대면)의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처방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인간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인문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도 이 시점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영향으로 문명의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가 왔다고 온 세상은 떠들썩하다. Untact(비대면)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부터 시작한 영악한 바이러스 코로나19는 전파성이 매우 강해서 순식간에 세계 각국으로 퍼져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고, 또 생명을 잃은 사람들이 현재 34만 명을 넘어섰다.

 

필자가 글을 쓰는 5, 다시 말하자면 2020년이 시작된 후 5개월 동안에 생긴 현상이다. 따라서 재택근무가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으며, 생활필수품도 오프라인 마트를 이용해서 구입하기 보다는 온라인 마트를 통해 택배를 받는 사람들이 갑자기 증가하게 되었다. untact(비대면)의 시대가 순식간에 밀려온 것이다.

 

코로나 시대,

우리에게 일어난 비대면 풍경들

사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은 싫든 좋든 인류에게 빌붙어 함께 살아온 미 세 종족이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저서 . . 에는 인류가 걸어온 역 사의 배경에 . . 의 역할이 컸음을 다양한 사실들을 통해서 서술하고 있다.

 

이렇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우리의 삶과 역사를 뒤흔들었다는 것은 요즘의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은 이러한 역병의 역습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왔다고 본다. 오죽하면 우리 조상들은 천연두와 같은 병이 얼마나 무서웠길래 이 병을 손님’, 혹은 마마라고 칭하며 극히 공손하게 대하였을까? 천연두에 걸렸다가 치료가 된다 해도 얼굴에 남은 흉터로 곰보가 되어야 하는, 그 후환이 두려워 마치 귀한 손님을 대하듯 마마라는 극존칭의 꼬리표를 붙여준 아이러니가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하여간 의학이 발달하여 인간의 수명이 백세까지 이르게 된 이 시대에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로 인하여 온 세상이 발칵 뒤집힌 2020년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코로나를 피하기 위해서 대면보다는 비대면을 선호하게 된다. 요즈음은 협업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직장에서도 만나지 않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IT 기술이 있다.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회의를 할 수 있고, 업무처리와 보고서도 회사 책상에서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만들어진 기술이지만 이번 사태로 untact 시대를 앞당기는데 IT 기술은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결정타를 날린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인간 이해하고 위로하는

인문학의 역할 더욱 중요

원격의료, 원격수업, 원격회의얼굴 맞대지 않고서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왔지만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사람과 만나서 정을 나누고, 때로는 논쟁도 하고, 그러다가 술집에 가서 회포도 풀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다운 삶인데, IT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너무 차고 냉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서로 만나 하잘것없어 보이는 대화를 통해서도 역사를 변화시켰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친구들과의 수다 속에서 번뜩 스치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격식 있는 모임이나 회의 중, 격한 논쟁 속에서 창의적인 새로움을 발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로 이러한 역할을 제공했던 문화적 공간으로 우리에게는 정자가 있었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엔 살롱과 같은 전통적인 대화의 공간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과 대면 없이, 기계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이러한 감성과 지성의 교직이 불꽃처럼 일어날 수 있을까?

 

서로 만나 정을 나누며 위로받고 마음을 치유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코로나19를 통해서 untact(비대면)의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처방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인간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인문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도 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