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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극장 대표 하상길(행정 67) 동문
13.01.16 조회수 : 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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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 연극이 자리 잡기 이전부터 30여 년이 넘도록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극장이 있다. ‘세실극장’은 사무실로 개조될 위기를 넘기고 하상길(행정 67·극단 로뎀 대표) 동문의 노력으로 30여 년간의 전통을 지켜냈다. 주변의 우뚝 솟은 빌딩숲과 대비되는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그와 닮아 푸근하고 넉넉한 인상의 하상길 동문을 만나 지난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연극인 회관으로 사용되었으며 제1회부터 5회까지 대한민국 연극제가 개최된 한국 연극의 중심지였다. 3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이곳이 운영난을 겪고 폐관위기에 처하게 되자 하상길(행정 67) 동문은 극장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운영권을 맡았다.
 
“극장이 매우 귀한 지금, 유서 깊은 극장이 사무실로 개조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대한민국 연극제를 처음 열고 최인훈의 ‘옛날 옛적에’,김정옥의 ‘무엇이 될꼬하니’,김상열의 ‘님의 침묵’ 등 한국연극사에 획을 그었던 창작극의 산실이 사라질 처지에 놓인 것은 우리 연극인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가 없었지요.”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 ‘나, 여자예요’, ‘셜리 발렌타인’ 등 문학성과 작품성이 뛰어난 수준 높은 작품들을 공연하며 다수의 작품이 공연 내내 전회 매진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유지해 온 제일화재 세실극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건축물로 선정될 정도로 외관마저 수려하다. 또한 경사가 없어 뒷자리에서는 무대가 보이지 않던 평면객석을 최근 계단식객석으로 바꾸고 무대의 길이를 2배가량 넓히는 등 관객과 배우 모두를 고려해 현대식 시설로 재탄생시키며 개인이 운영하는 극장 중 가장 좋은 극장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한결같이 연극이라는 분야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하 동문은 모교 재학시절 우연찮은 계기로 건대극장에 가입하며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덕에 그는 건대극장을 본인의 삶의 모태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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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가입할 수 있는 동아리를 찾아 건대극장에 발을 디딘 것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연극이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당시 연출을 맡은 분이 ‘하상길은 연극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했지요. 그 말에 오기가 생겨 더욱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1년 후 그 분의 다른 작품에 참여했는데 ‘하상길이 가장 열연을 했다’는 평을 들었어요. 이후 더욱 연극에 몰두하게 되었고 2학년 말에 건대극장 회장을 맡게 되었죠.”
하 동문이 회장을 맡은 이후 건대극장은 처음으로 단막극을 넘어 장막극을 공연하였고 교내를 벗어나 드라마센터에서 외부공연을 여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극단 로뎀은 1988년 창단한 연극전문단체로 정통연극을 통해 품격과 예술성이 있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로뎀의 공연 횟수는 적은 편에 속한다. 이는 관객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어렵다면 차라리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그의 고집에서 비롯되었다.
 
연극 외에는 아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고 말하는 하 동문은 연극과가 있는 타 대학에 비해 건국대학교 출신이 적은 연극계에서 종종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덕에 이를 악물고 스스로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후배들이 열심히 땀 흘려 세상을 넓게 살길 바랍니다. 청춘과 젊음에는 무한한 미래가 열려있지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의 꿈을 크게 갖길 바랍니다. 의학공부 중 끊임없이 남미를 달리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체 게바라처럼 우리 후배들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넓은 세상과 큰 꿈을 향해 모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