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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서 시작해 교육기업 일군 ‘눈높이 창업자’ 강영중(농화 68) 동문
25.07.30 조회수 : 289
건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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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서울 종암동 작은 공부방에서 출발한 대교그룹이 올해로 창업 50주년을 맞았다. ‘눈높이학습지로 잘 알려진 대교는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시니어·예체능 교육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명예회장 강영중 동문은 올해 은퇴하고 새 명함을 만들었는데, 나를 소개하는 첫 줄이 눈높이 창업자’”라고 말했다.

 

- 교육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75, 서울 종암동에 작은 공부방을 연 것이 교육업과의 첫 인연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동생이 셋 있는 집안의 가장이 됐다. 교육 관련 일을 하시던 작은아버지 권유로 시작하게 됐는데, 일을 할수록 세상에 꼭 필요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 지난 50년을 돌아보며,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눈높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과정이다. 19767월부터 한국공문수학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독자 브랜드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박물관에서 아이들 시선으로 키를 낮춰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태도가 바로 우리 서비스를 관통하는 교육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눈높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며 내부에서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고집을 부렸다. 순우리말이라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메시지도 명확하다고 생각했다. 1990눈높이로 다시 시작한 뒤 회사는 더 빠르고 단단하게 성장했다.


- 사업 초기 직접 수업도 하셨나.

물론이다. 8~9년은 직접 수업을 했고, 이후에도 4~5년은 학습지 교사 교육을 맡았다. 이 같은 경험 덕분에 경영 보고를 받아보면 숫자뒤에 녹아 있는 선생님들의 수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은 학원식 러닝센터 운영 비중이 높지만 과거에는 집을 방문하는 수업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날이 추우나 더우나 시간에 맞춰 찾아가 수업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유대감으로 지금도 1년에 한 번은 우수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자리를 갖는다.

 

- 인공지능(Al) 등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교육 방향도 바뀌어야 할까.

방문학습이라는 용어는 1980과외금지조치이후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고안한 제도이고, ‘학습지라는 명칭도 그 과정에서 자리잡았다. 우리의 본질은 교육이다. 형식과 도구는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교도 많은 AI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능력·개인에 맞는 다양한 교육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 기업의 역할이다.


-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업계에 위기 의식이 크다.

학령인구 감소는 오히려 교육의 범위를 넓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교육이 지식 영역에 국한돼 있었다면 이제는 정서, 신체, 예술까지 전인교육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대교는 교과중심으로, 자회사들은 비교과 영역을 개척하며 성장하는 중이다. 영유아 놀이 체육 브랜드 트니트니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평생 배워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어, 교육 산업의 지평이 한층 더 넓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떤 가치를 우선에 두나.

나는 기업을 소비자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본다.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려면 우리가 잘 하는 것을 해야 한다. 시니어시장에 진입할 때도 대교가 가장 잘하는 인지학습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우리가 잘 하는 일에 방점을 찍고, 그 일을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넓혀가야 한다.


- 사교육 문제가 심각한데, 교육 기업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교육을 단순히 공교육과 사교육이라는 이분법으로 볼 것이 아니다. 학교 교육과 학교 밖 교육, 즉 사회 교육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 직원들에게 교육 기업은 사회 교육을 담당하는 중요한 주체라고 강조한다. 학교 교육은 국가가 정한 공통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한다면, 학교 밖 교육은 개인의 다양한 요구를 유연하게 채우는 역할을 한다.

 

- 체육계와 인연도 깊은데.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함께 배드민턴을 치면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포함된 배드민턴 실업팀이 해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맘에 팀 인수를 결정했다. 그 인연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 연임, 통합 대한체육회 초대 회장까지 이어졌다. 감사하게도 BWF에서는 종신명예부회장이라는 명예로운 자리도 줬다. 당시 나는 회사를 경영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해야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해 지키자는 원칙을 세웠고, 합리적이지 않은 구습을 정리하기 위해 애를 썼다. 주변에 이를 지지하고 알아주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중요한 직책들을 맡게 됐다.


- 후배 교육인이나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스승은 내 안에도, 내 옆에도, 어디에나 있다. 나는 수업을 하면서는 학생들에게, 경영을 하면서는 동료들에게 배워왔다. 요즘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손주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배움은 더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늘 겸손하게 배우려는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