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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대학 온라인강의 소고(小考) -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배영자 교수
21.08.17 조회수 : 474
건대동문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대학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강의가 도입됐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그 규모와 방식에서 전면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개인적으로 필자는 온라인강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마주 보며 강의 내용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반응을 살피면서 설명을 가감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더 잘 이뤄진다고 생각했다.


 코로나는 온라인강의에 대한 저항을 일시에 무너뜨리면서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녹화든 실시간이든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지난 한 해 동안 강의 녹화실시간 강의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느라 힘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강의가 계속될 수 있는 것에 감사했고 나아가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가장 큰 문제는 강의시간 동안 학생들을 줌 너머에서 집중하며 앉아있게 하는 것이었다강의를 마친 후에도 줌에서 나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몇몇 학생들을 보면서 카메라를 끄고 완전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해 보지만 어쨌든 강의에서 손쉽게 벗어나게 하는 유혹들이 널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프라인 수업에서 여기저기 헤메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의 머릿속을 강의에 붙잡아두는 최후의 보루는 몸이다몸이 강의실에 있어 정신이 다른 곳에 갔다가도 되돌아와서 강의를 듣게 된다온라인강의에서는 몸들이 한곳에 모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여간한 흥밋거리가 아니면 마음이 굳이 강의에 머물지 않는다이어폰과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에 오랫동안 집중하기 쉽지 않다학생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실시간 채팅실시간 퀴즈 등등으로 귀찮게 하면서 강의를 진행하였지만 한계가 있다.

 어느덧 줌 실시간 강의를 3번째 학기에 걸쳐 진행하면서 IT가 교육 부문에 가져온 혁신에 대한 놀라움과 동시에 한계도 느끼고 있다온라인으로도 잘 디자인하면 좋은 강의가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접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것의 가치는 그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됐고 새삼 오프라인 강의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강의가 진행되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우리가 함께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관심을 주고 받는 것단지 지식뿐 아니라 수많은 암묵지와 가치들을 함께 소통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다코로나가 끝나도 온라인강의의 유산은 지속될 것이다나는 벌써부터 기술이 가져다준 편리함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되 동시에 오프라인 강의로만 채울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더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어떻게 강의를 디자인해 볼까 궁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