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투표는 주권자로서의 국민의 고유의 권리이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 아닌 독으로 역기능을 하면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기는커녕 퇴보를 거듭하게 되고, 사회분위기 자체가 불안 속에서 안정감을 잃는다. 지역·직업·빈부·세대·성별 간 갈등의 증폭으로 국가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존망의 위기로 몰아갈 위험이 있으므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으로 잘 키워 나가야 한다.
최근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로 상징되는 지방자치의 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과연 현행의 지방자치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은 세계화와 지방화라는 두 가지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조화롭게 실현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과 능률성을 높이고, 지방의 균형 있는 발전과 함께 국가의 민주적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그 이념적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현행 지방자치법제는 중앙정부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통제가 너무 과도하다.
또한 국회의 국정감사와 지방의회의 사무감사 등 중복감사로 인해 국정의 비효율성과 비능률성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너무 낮아 중앙정부로부터 국고보조를 받고 있으므로 중앙정부의 간섭이 심하며, 결국은 지방정부의 중앙정부에의 예속화 현상이 가속화되어 지방자치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통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방안은, 첫째, 현행 지방자치는 광역과 기초로 구분되어 있는데, 현대적인 정보사회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굳이 다층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둘째, 지방자치 선거제도의 근본적 개혁의 필요성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립을 위하여 기초의원선거는 소선거구 상대적 다수대표제로 하고, 광역의원 선거는 자치단체 전체의 여론수렴을 위하여 대선거구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셋째, 지방교육자치법에서는 광역자치단체에 교육자치를 시행하기 위하여 의결기관으로서 시·도의회를, 집행기관으로서 교육감을 두고 있다. 교육감은 주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하며, 정당은 교육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직선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므로, 교육감 선거는 지방교육자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지방교육자치의 활성화와 지방자치 선거의 단순화를 위하여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정책연대를 통한 단일화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토착비리를 저지른 범죄자의 출마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투명한 정당공천제, 기초의회 폐지. 광역의원선거의 대선거구 비례대표제로 하는 등의 통섭적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다섯째,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중앙집권적 행정독점권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을 도모할 수 있는 입법적·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섯째,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소멸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결국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산업기반 및 교육기관의 수도권 밀집현상을 완화할 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종합하면, 지방자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많은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넘겨야 한다. 국가업무인 국방·외교 등을 제외한 민원관련업무는 전부 지방정부에 넘겨야 한다. 또한 주민과 함께 하는 지방자치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시민감시운동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현실적으로는 지방정부가 자립성·자주성·자치성·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자적 생활기반시설인 고용(일자리)과 양질의 교육(대학)이 갖추어져서 지역사회의 자치역량을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취업과 교육이 한 지방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지방은 떠나는 사람만 있을 뿐 돌아오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없으므로 지방자치 또한 활착되기 어렵다. 제도적 측면에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지방선거의 선진화는 결국 대선이나 총선을 포함한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총체적 대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 진흙탕 선거체제나 선거문화 속에서 장미꽃 같은 선진 민주주의가 꽃필 수 없다. 민주주의의 풀뿌리인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국가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가 확고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균형과 지방분권을 담보하는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입법적·정책적·문화적·선거제도적 측면의 통섭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특별자치도법과 강원특별자치도법이 진정한 지방자치발전을 견인하는 규범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