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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경쟁력이 대학을 좌우한다
13.01.16 조회수 :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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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경쟁력이 대학을 좌우한다
글|이종탁(낙농 78 /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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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은 나라의 흥망성쇠가 대학교육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는 “강대국이 되려면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한다. 대학이 한편으론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발전에 공헌하는 연구실적을 내놓을 때 나라는 저절로 잘 살게 된다는 논리다.
여기서 국가라는 개념을 대학으로 바꿔놓고 생각하면 이런 말이 가능할 것 같다.

“좋은 대학이 되려면 교수의 경쟁력이 뛰어나야한다”

사실 좋은 교수가 많은 대학이 좋은 대학이라는 등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적용되는 대학사회의 진리다. 지장(智將) 용장(勇將) 덕장(德將)이 한 데 모여 드림 팀을 이루면 어디와 맞붙어도 백전백승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대학에는 천국, 교수에는 에덴동산이었다. 대학은 문만 열고 기다리면 학생이 몰려오고, 교수는 한번 임용되면 사실상 평생이 보장되는 철밥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수는 굳이 지장이나 용장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됐고, 제자는 그런 교수를 마음으로 존경할 수 없었다. 교수의 경쟁력이 없으니 대학의 경쟁력도 생겨날 수 없는 구조였다.

이렇게 말하면 교수들은 까마득한 옛날 얘기라고 고개를 가로저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교수사회에 경쟁의 원리가 도입된 것은 겨우 10년 남짓에 불과하다. 다른 어떤 집단보다 보수적인 교수사회가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시간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최근 들어 교수 평가다, 논문 인센티브제다 해서 교수들의 직무환경이 크게 달라지긴 했지만, 철밥통 시절의 안일한 행태와 사고는 아직도 곳곳에서 묻어난다. 오로지 학문으로 승부해야할 교수들이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 체계를 고수하고 있는 게 한 예다.

우리 대학이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가는 길은 교수 사회의 내부 혁신에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교수들이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도(師道)의 길을 갈 때 강한 대학, 좋은 대학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건국대 교수라면 강의에는 온 정성을 다하고, 연구에는 촌음을 아껴 진력하며, 사회봉사에는 타인의 존경을 받는, 그런 3박자 교수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당부한다. 미국 대학의 교수사회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Publish or perish, 연구실적을 내지 않으면 쫓겨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