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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이란 소중한 존재 앞에서 당당한 동문 되자
13.01.16 조회수 : 1,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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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이란 소중한 존재 앞에서 당당한 동문 되자

     글 | 김성만 동문(철학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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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 시절에 같이 학교 다니고, 대학출강도 같이하면서 웃음과 어려움을 함께 했던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다가 대뜸 동문회보인 <건국가족>과 뜻깊은 조우를 맺게 되었다. 그리고는 반문을 했다. 동문 선후배님 중에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고위관료, 번듯한 기업의 CEO와 고위직급의 간부, 교수, 유명 작가와 학자 등 훌륭한 인사들이 즐비하건만 “왜? 그저 일상의 가장 흔한 월급쟁이 인생으로 살고 있는 소시민이 글을 쓰는 것이 모양새가 나냐고?”

그러나 대답은 간단했다. “너 건국인이지, 그리고 건국가족으로서 학교와 동문회 발전을 위해 일반 동문들의 입장에서 써봐!”였다. 가슴이 뜨끔했다. 나는 평소 동문회에 자주 못나갔기 때문이었다. 아니 잘 안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무엇을 써야 할지 글감을 생각해도 쓸 소재가 없었다. 동문회를 위해, 모교를 위해 뭘 한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컴퓨터를 켜놓고 한참 앉아 있다가 생각난 것은 내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었다.
 
아름답고 낭만적이던 추억 속의 건국대

아름답고 낭만적인 장안벌의 황소상과 일감호, 청심대, 친구, 선후배 등 삶의 귀중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학창 시절의 무지했던 모습. 그리고 30대와 40대에는 그저 애들 키운다는 핑계에, 그리고 나 살기에 바쁘다, 어렵다는 구실로 동문과 모교를 등한시하고 어떤 때는 인식조차도 못하고 산 어리석었던 모습. 50줄에 들어선 지금은 성공도 못하고 남부럽게 살지도 못하는 보잘 것 없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아직도 살아있는 알량한 자존심을 은근히 내세우는 얄팍한 모습. 이상에서 보는 것처럼 동문회나 모교에 자주 못나간 문제는 내 안에 있었고, 내가 만든 허상 속에서 퍽퍽한 삶을 살며 헤매는 내 자신 속에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받아보는 동문회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미주나 유럽 등 해외를 비롯해 지방 등에서 어렵고 힘들게 살면서도 동문회를 훌륭하게 잘 꾸려가는 건국인들의 자랑스런 모습에 비추어 볼 때 내 자신은 더욱 못나게 살고 있는 글자 그대로 슬픈 자화상 아니 서글픈 화상인 것이었다.
 
발전하는 모교발전 바라보며 자부심 느껴

초라한 모습으로 50줄에 들어서 있는 지금이지만 성·신·의라는 건학 이념으로 나의 젊은 시절을 키워줬고 성장하게끔 한 나의 대학, 그리고 뒤늦게나마 서글픈 화상이라는 나를 일깨워준 나의 동문. 이 소중한 존재의 모습 아니 부인할 수 없는 존재의 진리 앞에서 더 이상 추하지도 모나지도 어리석지도 얄팍하지도 말자. 이제 동문들의 모임에 훌륭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할지라도 만원짜리 배추 잎 몇 장 주머니 꾸겨 넣고 동문 선후배들과 같이 산행도 하고, 못하는 술이라도 함께 잔을 기울이며 그들의 살아있는 지혜와 삶의 이야기로 건강하고 해맑은 삶을 되찾아 보자. 발전하는 모교의 모습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