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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범 내려온다’ - 서울대공원 동물복지1과장 김보숙(수의 87) 동문
22.04.21 조회수 : 618
건대동문

 “범 내려온다~” 2022년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다. 여느 때보다 동물원의 호랑이에 관한 인터뷰로 바쁜 새해를 맞이하였다. 여기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의 최고 인기 동물은 단연코 시베리아호랑이다. 검은 호랑이가 진짜 있냐고 묻는 분들도 계신다. ‘Pseudo-melanism’이라고 하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태어날 수 있다.


 수만 년 함께한 호랑이는 설화의 40%나 차지하고 민화에선 맹수 아닌 해학적 동물로 나타나고 있지만, 강인함과 용맹함을 지닌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영험한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虎患(호환)으로 피해가 심하자 조선시대에는 정호군, 일제 강점기에는 척호갑사 등 특별군을 두어 해수구제에 나섰고, 그 결과 1940년 한반도에서 영원히 호랑이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 이후 우리가 다시 시베리아호랑이를 만나게 된 것은 88올림픽 마스코트로 호돌이가 지정되자 1986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과 미국한인회가 서울대공원에 호랑이 2쌍을 기증하면서 부터다.


 경기도 과천에 있는 대공원의 이름이 왜 서울대공원일까. 서울시가 땅을 사들여 조성,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과천에 대공원을 만드는 과정에 숱한 사연과 뒷얘기가 있다. ‘서울대공원 종합계획서가 작성된 1974년부터 따지면 서울대공원이 문을 열기까지 10년이나 걸렸다.


 이곳은 60년대 말 전 박정희 대통령이 핵무기를 비롯한 신무기를 개발하고자 마련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검토결과 부적합 지역으로 판정되었고, 대통령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즈음 서울에서는 일제가 1909년 창경궁을 개조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동물원이 문화재관리국의 관할로 운영되고 있었다. 개원 70여년이 지나 동물원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1976년 구자춘 서울시장이 서울대공원을 건설하여 운영하겠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하여 지금의 서울대공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당초에는 남서울대공원계획으로 시작되었고, 그중 동물원은 약 75천 평의 규모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해외 시찰 및 평양동물원이 80만평이 넘는 규모로 운영되는 것을 보고받은 박 전 대통령이 평양동물원보다 크게, 국제 수준급이 되도록 계획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물원은 1909111일 개원한 창경원이고, 이는 아시아에서 7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198451일 과천으로 이전하여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그 규모 면에서도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크기이다. 2019년에는 아시아 최초의 동물원으로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의 국제인증까지 획득함으로서 국제적인 위상도 상당히 높아졌다.


 동물원에는 많은 직업군이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수의사, 사육사 이외에도 일반 생물학자, 임상병리학자, 축산학, 조경, 건축, 토목, 화공, 홍보, 마케팅,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직종이 함께 한다. 그중에서도 동물원의 주축은 수의사와 사육사이다. 건국대학교 학부를 졸업한 수의학과, 축산관련 계열 졸업생이외에도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일반 직원들도 많이 근무 중이다. 매년 동물원에서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방학 실습과정을 운영하여 야생동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동물을 직접 사육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이 과정을 운영하지 못하게 되어 후배들에게 미안함이 크다. 코로나는 사람을 비롯한 호랑이, 사자, 코끼리, 하마 등 모든 포유동물에게 전파되는 위험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블루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나타나 동물들도 우울함을 느끼는 것 같다. 동물원에 근무한지 20년이 넘는 오늘도 우리 동물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var md5_norobot_key = 'd41d8cd98f00b204e9800998ecf8427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