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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행대원) 부산롯데호텔 대표
13.01.16 조회수 : 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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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 단일건물 객실 수로 따졌을 때 국내 최대 규모인 특1급 호텔은 어디일까. 정답은 760실을 자랑하는 부산롯데호텔이다. 부산 중심가 서면에 위치한 부산롯데호텔은 97년 개관 이후 지금껏 부산·경남권 부동의 1위를 자랑하며 착착 성장 중이다. 게다가 최근 이 호텔에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호텔롯데에 입사해 34년째 재직하고 있는 이동호 전무가 올해 2월 대표이사로 부임한 것. 롯데그룹 내 최초다. ‘샐러리맨 신화’를 쓰고 있는 이 대표에게서 부산롯데호텔의 미래를 들어봤다.
 
최근 부산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춰 부산롯데호텔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97년 개관 때 부산롯데호텔 하면 일본인 관광객 위주의 호텔로 인식됐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양질의 고급 개별자유여행(FIT)객과 비즈니스 고객이 즐겨 찾고 있어요. 중국인 고급 고객의 발길도 상당히 많고요. 이렇게 고급 고객이 많이 찾기 때문에 품격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미 클럽 플로어 114실과 하이 딜럭스 96실을 새롭게 단장했고 올 연말과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객실 레노베이션 공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35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면 세계 유수의 호텔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최상급 객실 시설을 갖출 것입니다.
 
저희는 이를 위해 윌슨앤드어소시에이츠(Wilson & Associates)와 HBA 같은 세계적인 호텔 인테리어 그룹의 디자인을 적용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스타일로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시설 리뉴얼 효과는 현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산을 찾는 국외 바이어나 국내외 비즈니스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호응과 격려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6월 2차 객실 리뉴얼에 이어 연말 고층부 객실 개조공사에 들어가면 내년 초에는 과거 8%에 불과하던 고급 FIT 객실 비율이 무려 36% 수준으로 대폭 늘어나 하드웨어에서의 국제화를 앞당길 것입니다.
 
호텔은 하드웨어 못지않게 서비스 즉, 소프트웨어 역시 중요한데요.
 
호텔업계에 34년 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느끼는 건 변화가 심하다는 거예요. 제가 서울에서 본부장, 전무 역할을 할 때도 많이 느꼈지만 CEO가 되니 정말 실감하게 돼요. 그런데 부산롯데호텔에 와보니 고객의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한발 늦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과 뉴욕의 차이만큼 부산과 서울의 차이도 적지 않더라고요.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개관 13년째 되다 보니 지금은 ‘부산화’된 거예요. 호텔이 11개 직영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것부터가 세계 유명 레스토랑을 유치하는 국제 추세와 맞지 않아요. 고급식당이라는데 그릇이 큼직하고 양도 많더군요. 가격은 다른 특1급 호텔보다 싼 데다 담는 방식도 좀 투박해요.
 
‘부산에선 이렇게 해야 통합니다’라고 하더군요. 호텔이 문화를 끌어가줘야 하는데 지역 고객의 특색에 맞추는 거예요. 호텔 로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기도 했어요. 이런 부분부터 하나씩 바꿔나가기 시작한 거예요. 우선 금연구역을 마련하고 재떨이가 있던 자리에 꽃을 뒀어요. 고객이 재떨이를 요구하면 ‘꽃이 담배를 싫어합니다’란 식으로 우회적으로 금연을 유도했고요. 호텔리어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능력도 배양하기 위해 1~2급은 원어민 영어교육을 도입했어요. 호텔리어의 영어 레벨 평가로 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였지요.
 
본의 아니게 ‘잔소리꾼’이 된 듯한데요(웃음). 개혁 피로감이란 게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뒤로는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많이 이해해주고 따라주고 있어요. 제가 ‘롯데호텔’ 창립 멤버이자 한 호텔 브랜드에서만 34년째 재직해서 CEO까지 올랐다는 점을 직원들도 잘 알고 있거든요. 열심히만 일하면 CEO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하다 보니 보다 많은 직원들 얼굴도 익힐 수 있고, 현안이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개선할 수 있어 자연스레 ‘현장경영’이 가능해지더군요.
 
호텔에 입사하고 나서 첫 출발은 관리부문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만, 판촉부서와 현장부서를 거쳐 총지배인과 경영지원 부문 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서에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오고 있는 소신과 경영 원칙을 모두 ‘사람 중심’ 경영으로 바꿨어요.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더라도 이런 생각은 변치 않을 겁니다. 서울에서 전무로 근무할 때도 지하철로 통근했어요. 그랬더니 직원들도 소탈한 제 모습을 잘 기억해주고 저도 직원들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았어요.
 
그냥 단순히 ‘잘하라’고만 하지 않아요. 더불어 지속적으로 직원들을 국내외 유수 호텔에 연수를 보내, 직원들이 선진 호텔문화와 트렌드를 몸에 익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인터뷰 중간 중간 층을 옮겨가며 부산롯데호텔의 새로운 시설들을 소개했다. 1층 로비 커피숍을 함께 둘러보던 중 한 직원이 화분을 옮기자 이 대표는 조용히 뒤로 직원을 불러 ‘업장 영업이 끝난 뒤 이동시켰으면 한다’라고 조언하는 등 객장 하나하나를 세심히 챙겼다.
 
부산롯데호텔이 부동의 1위라지만 해운대로 중심상권이 이동하고 있고 특급 호텔들이 속속 부산에 문을 연다는 발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뭔가 차별화가 절실할 듯한데요.
 
대표 취임 이후 강조한 것이 탈지역화와 인터내셔널 호텔로서의 확고한 위상 정립, 그리고 젊고 밝은 호텔로 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그 어디에 내놔도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호텔로 나아가기 위해 외형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설 면에서는 전문 비즈니스호텔로의 전환에 안착했다고 보고 있고요. 여기에 컨벤션, 의료관광 등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부산 중심가 서면 일대는 전문 병원만 160여개가 모여 있는 메디컬 스트리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게 국외로도 소문이 나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외 고객이 오가고 있어요. 종합건강검진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재단법인 한국의학연구소 부산검진센터를 호텔 안에 유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의료관광객들을 우리 호텔에 유치하는 방안을 인근 병원들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KTX 부산역에서 인접한 점을 집중 부각시켜 국내외 회의 및 박람회를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트위터와 블로그를 개설해 젊고 국제적인 호텔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객실, F&B(음식·음료), 연회가 3대 주 수익원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피트니스·스파 회원의 업그레이드, 여행사·외국계 지사 등을 적극 유치하는 방안도 실행 단계에 있습니다. 결실을 본다면 현재 부산 광복동에 조성 중인 롯데타운 내 108층 6성급 호텔과는 또 다른 차별화가 가능할 겁니다.
 
부산롯데호텔과 이동호 대표는
 
롯데그룹이 2440억원을 들여 95년에 면세점, 97년에 호텔 전관을 개관했다. 현재 지하 5층, 지상 43층에 객실 수 760실을 보유하고 있는 단일건물로 국내 최대 호텔이다. 2000년 1억달러 관광진흥탑을 수상했으며 부산아시안게임, 2002한일월드컵, 부산APEC정상회의, CEO Summit/APAC 본부호텔 등으로 쓰였다.
 
2006년 부산 APEC 유공 대통령 표창 수상, 2008년 제14회 ‘통계의날’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대시설로는 면세점, 외국인 전용 카지노, 한국의학연구소 부산검진센터, 호한방한의원,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등이 있다. 총 11개 연회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번에 50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지난해 매출은 3396억원, 영업이익 31억원, 당기순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취임한 이동호 대표는 ‘롯데호텔’ 창립 멤버이자 한 호텔에서만 34년째 재직 중인 ‘롯데호텔맨’이자 샐러리맨 신화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