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첫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를 냈을 때 정한아(국문 01) 동문은 “우리가 사는 바깥세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게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기 안의 세계를 들여다보던 그가 밖으로 나와 쓴 장편이 ‘리틀 시카고’(문학동네)이다.
제목이자 배경인 ‘리틀 시카고’는 미군기지가 있는 경기도 동두천을 연상케 하지만 소설은 기지촌 이야기이면서도 맑고 청량하다. 주인공인 열두 살 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사춘기에 접어든 선희는 엄마와 가까웠던 줄리 아줌마, 매일 밤 딸 몰래 공동묘지를 찾아가던 아빠의 입을 통해 엄마의 실체를 알게 된다. 클럽 여급이었던 엄마는 대학생이던 아빠와 사랑에 빠지지만 악독한 클럽 주인 때문에 밤이면 도망치지 못하도록 철창에 갇혔던 동료들이 화재로 죽어가던 장면을 목격한 뒤 삶의 의지를 잃고 만다.
정 동문은 건국대 국문과 1학년 때 미군기지 주둔에 반대하는 교내 사진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소설을 구상하면서 동두천에 있는 클럽에 한 달 동안 웨이트리스로 위장 취업까지 하며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갔다.
그는“언젠가 내가 읽었던 소설과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며 “좋은 소설은 빛과 같은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