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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경제 66) 건국대학교 총장 ‘건국대학교 변화와 개혁’ 주도
13.03.05 조회수 : 3,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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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사태 당시 학생들이 점거,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건물 가운데에는 본관이 포함돼 있다. 건국대 본관은 1970년대 초, 당시 대학본부 건물이 없어 이곳에 있던 기숙사와 식당을 허물고 지은 건물이다. 이 건물 회의실에서는 건대 사태 1개월 뒤인 1986년 12월 5일, 이정근 부총장 주재로 임시학처장회의가 열리고, 보직교수 31명이 건대 사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총사퇴를 결의하면서 권영찬 총장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사의 현장이기도 한 이 건물은 여전히 건국대 본관으로 쓰이며 총장의 집무실과 관련 행정부서들이 자리잡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건국대에 12개의 새 건물이 들어섰지만 새 본관 신축의 우선 순위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강의동과 연구동에 밀려 40여 년째 본관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 건물 2층 총장실에서 지난해 9월 취임한 송희영 총장을 만났다. 아직 개강을 하지 않아 캠퍼스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6개월째 건국대를 이끌고 있는 송 총장으로부터 시작된 ‘변화와 개혁’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총장 취임 이후 ‘대학혁명’이라는 책을 탐독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책인가요.

“(책상 위의 책을 직접 들고 와서) 대학혁명은 미국 미시간대 총장을 두 번에 걸쳐 지낸 제임스 J 두데스탯이 쓴 책입니다. 8년 동안 미시간대 총장을 하면서 대학발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고뇌,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담은 책인데 총장으로서 읽어봐야 할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해서 밑줄 그으면서 읽고 있습니다.”

―책 속의 미국 대학과 건국대의 현실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지요.

“일단 대학이라는 것이 미래의 동량을 길러내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거의 같습니다. 또 대학 행정도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건국대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지혜를 얻어 보려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대목은요.

“이분(미시간대 총장)의 생각은 ‘대학의 사회과학, 공학, 바이오 등의 분야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국대는 어떻게 변화해야 합니까.

“지난 3개월 동안 건국대가 변화하고 나가야 할 방향을 집중 연구한 것이 ‘2016 개혁’ ‘프라이드 2016’이라는 보고서입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정책을 집행하려면 공짜로 안 되지요. 돈이 들어가는데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 재원은 항상 한정이 돼 있어요. 그래서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불균형 성장 정책’처럼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경제건설을 추진하면서 농업과 공업 등 모든 분야를 동시에 다 추진할 수가 없으니까 다른 부분은 희생하고 공업화 정책에 집중했어요. 이른바 ‘불균형 성장’ 정책인데 저는 그 선택이 훌륭했다고 봅니다. 한정된 재원은 당시의 한국이나 지금의 건국대나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110개 넘는 건국대 학과 전체를 한꺼번에 다 발전시킬 수는 없어요. 이 때문에 우리 대학에 리더 그룹이 될 수 있는 학과, 우리 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학과, 또 앞으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학과, 사회가 요구하는 학과를 중심으로 7∼10개 분야 정도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비교우위가 있거나 예상되는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우선 농대 계통입니다. 하지만 농대나 축산대가 아니라 동물생명대학, 생명환경대학 등으로 묶고 생명 공학계열, 제약, 약학 등을 융합해 연구를 한다면 다른 대학보다는 상당히 비교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는 공학 부문, 정보기술(IT) 부문입니다. 특히 아직 비교우위는 아니어도 항공우주 쪽을 집중 육성시킬 계획입니다. 항공우주 분야는 현재 서울대 항공우주학과와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단 2곳만 있기 때문에 이 부문을 집중 육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 분야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인문사회 분야에는 다른 대학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부동산학과가 있습니다. 198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과가 설치됐는데 정말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과 설치 당시 ‘이게 무슨 학문이냐’는 반대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학과가 단순히 집을 사고팔고, 건물을 사고팔고가 아니라, 공장입지조건 등을 종합분석하는 부동산 마케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MBA 코스와 경영대, 로스쿨, 문학콘텐츠학과 등도 건국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학문이 될 것입니다.”

―건국대가 키워내려는 인재상은 어떤 것입니까.

“건국대 학생들은 인성이 좋습니다. 국가 기관이나 사기업, 공기업에서도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제 욕심은 국가와 사회 분야별로 최고의 동량을 길러내고 싶지만 무엇보다 사회의 해악이 되지 않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인성 좋은 동량을 길러내고 싶습니다.”

―임기가 3년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재임 중 목표는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은 랭킹이 세속적이고, 허구적이라고 하지만 저는 건국대를 국내 사립대 가운데 종합적인 평가로 5위 안에 들어가는 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떤 분야는 1위도 하고 어떤 분야는 10위도 하겠지만 결국 한국 5대 대학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그것이 글로벌 대학 랭킹도 올리는 길입니다.”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은지요.

“총장에서 물러나게 되면 ‘전 총장’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는데 ‘그 전 총장은 건대 발전을 위해 정말 사심을 버리고, 열과 성의를 다한 총장이다. 결과에 대해 묻지 않고 과정에 대해 무언가 변화를 구현해 보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 총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훌륭한 총장이 아니라, 진짜 일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한 총장, 한 점 부끄럼 없는 총장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