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이 '돈스쿨'이라는 세간의 비난이 있지만, 저에게는 꿈을 이뤄 줄 통로입니다."
뇌성마비 2급 장애를 극복하고 지난해 원광대학교 로스쿨에 입학한 김승일(31·원광대 로스쿨 4기)씨는 로스쿨에 대한 여론의 시선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씨는 선천적으로 뇌성마비를 앓고 태어나 오른팔을 제외한 나머지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김씨는 이런 장애를 극복하고 지난해 당당히 3년 장학생으로 원광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그는 "가족과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도전이었다"면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사법시험을 준비할 수 없는 저에게 로스쿨은 마지막 희망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김씨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세가 기울어 대학 진학을 포기했었다.
집 안의 장남으로서 김씨는 대학 진학 대신 정부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하지만 그가 사회에서 맞닥뜨린 것은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현실이었다.
그는 이런 현실을 바꿔보고자 법대 입학을 결심했고 여동생과 함께 아르바이트로 입학금을 모아 건국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김씨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과외 아르바이트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고 대리운전과 청소년 멘토링 장학제도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또 중고생 50명을 모아 '아가페'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7년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 가족의 불행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과 중풍에 쓰러졌고 어머니는 후천적 장애인이 되는 등 김씨의 꿈인 '사법고시 합격'의 꿈이 점차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씨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 전액 장학생으로 로스쿨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는 현재 로스쿨에 다니면서 지역의 대학생들과 함께 김씨처럼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돕고 장애인과 노인의 사회적 차별에 대해 대응책을 알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씨는 "장래 법조인이 된다면 장애인과 여성을 위한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면서 "장애인으로 사회생활을 하던 제가 마주친 현실은 폭행과 기초생활수급비 횡령, 동의 없는 낙태 등 참혹했다. 이런 현실을 법조인이 돼서 꼭 바꾸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