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은 교도소라 하면 '무섭다'는 느낌이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죄를 짓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요. 이 때문에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으로 대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저는 비록 수형자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지만, 영원히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언젠가는 우리 이웃으로 돌아올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7일 강서구 부산교도소(1971년 개청)는 대한민국 교도소 역사상 최초로 내부를 과감하게 언론에 공개(본지 지난 8월 8일 자 2면 보도)했다. 당시 교도소 측은 수형자들이 머무는 공간인 수용거실과 작업장·취사장·운동장 등 대부분의 시설을 세상에 알렸다. 이 같은 결정은 당시 부산교도소장에 부임한 지 한 달가량 된 오홍균(51) 소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 소장은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와 만나 "교정에 대해 아직도 오해하시는 부분이 많아 실상을 보여드림으로써 교정 행정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만큼 수용자의 인권 보장에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진주교도소장으로 근무할 때는 교정직에서 퇴임한 분들을 교도소로 초청해 다양한 면에서 개선된 교정시설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그였기에 일반적인 인권 보장 수준을 넘어 '인간 존중'의 필요성을 강조해도 낯설지 않았다. 그는 "인권이란 언제나 의무라는 말이 뒤따르지만 현실에서는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며 "권리와 의무의 관계 이전의 원초적인 개념으로 '수형자 대 교도관'이라는 관계를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인간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교정 공무원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가족들도 외면하는 수형자들을 인간으로서 마주하는 교정 공무원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교도소 내 인권 침해를 하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아예 공무원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교정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며, 교정 공무원은 수용자들을 먹이고 입히는 것은 물론 함께 기뻐해주고, 함께 슬픔을 나누는 사람"이라며 "수형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정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교도소장으로 일하면서 '분수를 지키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상당수의 수형자들이 자신의 수입이나 능력 이상으로 소비를 하거나 충동을 절제하지 못해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수형자라고 하면 완전히 별개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멀쩡한 기업인·공무원·교사들도 한순간의 판단 실수로 수형자가 되기도 한다"며 "나 자신을 다스리는 일의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출생인 오 소장은 진주고, 건국대 법대를 졸업한 뒤 국방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1998년 행정고시 41회에 합격, 교정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이후 의정부교도소 보안과장, 법무연수원 교정연수부 교수 등을 지냈다. 2009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서울지방교정청 보안과장, 부산·성동구치소 부소장, 장흥교도소장, 진주교도소장을 거쳐 지난 7월 1일 자로 부산교도소장으로 발령받았다. 그는 현재 교도소 내 환경개선사업에 앞장서는 한편 수형자 가족과의 결연 운동, 재능기부(이용봉사활동)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