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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법교육원 교수 류여해(법학 97) 동문…국민이 무관심하면 법은 강자
13.12.30 조회수 : 7,388
건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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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언제나 완벽하고 선량한 사람의 편에 선다?’ 이렇게 생각하는 독자라면 이 사람 목소리에 귀 기울여볼 것을 추천한다. ‘우리 법 바로 알기’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사법교육원 교수 류여해(법학 97) 동문이다. 류 교수가 ‘법 알리미’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분명했다. 독일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온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법 현실은 그야말로 문제투성이였다고.
 
“우선 인구나 국토 면적에 비해 법이 너무 많아요. 법률이 1305개, 하위 법령을 포함하면 4324개나 되니 법학자인 저조차 생소한 법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위법성 조각 사유, 미필적 고의 같은 용어도 일상에서 누가 쓰나요? 법이 어려우면 국민들이 법에 무관심하게 됩니다. 웬만한 가정에 법전 하나씩은 있을 만큼 국민들이 법과 친한 독일과 비교하면 너무 다른 상황이죠.”
 
그는 최근 ‘상식 안의 법 상식 밖의 법’이란 책을 냈다. 지난해 말 출간한 ‘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에 이은 두 번째 저서. 전작이 우리나라 입법 과정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파헤쳤다면, 이번엔 일반 국민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생활 법률의 맹점을 알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리 법은 생각보다 허점이 많습니다. 술에 취해 성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감형해주는 ‘음주 감경’이 대표적이죠. 자식이 부모를 죽이면 ‘존속살해죄’로 가중처벌받지만, 부모가 태아나 영아를 죽이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것도 불공평한 악법이에요. 정치인들이 국민감정에 따라 포퓰리즘식으로 법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법, 너무 많고 어려워 전문가도 생소
 
‘음주 감경’ 처벌 가벼운 ‘태아살해죄’ 모두 악법
 
최근 빈발하는 성범죄나 낙태 문제도 법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 크다는 게 류 교수의 인식이다.
 
“성범죄자는 교정과 교화가 아닌 치료의 대상이에요. 그 사람들은 성적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는 환자인데, 범죄자로 대하니까 자꾸만 재범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낙태도 마냥 금지만 해서는 범죄자만 양산하게 돼요. 독일은 낙태를 허용하되 주에 따라 비용을 최대 4000만원으로 높이니 국민들이 스스로 피임을 열심히 합니다. 마냥 법으로 규정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거죠.”
 
법 조항이 많고 어렵지만, 류 교수는 그럴수록 ‘국민들이 법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이 무관심할 때 법은 강자의 편에 서기 때문. ‘언론이 떠들면 곧장 법이 만들어진다’는 지적도 법에 대한 국민들의 감시와 관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포퓰리즘 입법은 ‘냄비 같은 법’만 양산하게 됩니다. 만들 때는 당장 멋있어 보이지만 문제점이 발견되면 또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죠. 법은 무턱대고 많이 만드는 것보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합니다. 국민들이 법에 관심을 갖고 입법자들을 감시해야 하는 이유죠.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는 법도 보호해주지 않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