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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근(법학 79) 동문 "고법유치 급박하게 돌아가…어쨌든 이달내 처리할 것"
14.02.25 조회수 : 3,766
건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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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전국 최대의 광역자치단체다. 서울보다 인구가 100만 명 가량 많고 면적은 17배나 더 크다.

 

하지만 경기도민들은 수도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곳곳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고법’문제다.

 

경기도는 인구 1천250만 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때문에 경기도는 여타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은 법률수요가 존재한다. 항소심 본안사건만 따져도 고등법원이 설치된 부산이나 대구, 대전, 광주 등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경기도에는 원외재판부조차 설치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서울과 인접해 있다는 이유 하나다.

 

때문에 경기남부권에 거주하는 도민들은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하는 지경이다.

 

경기도민의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이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대표적인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고법’유치 문제를 서둘러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6.4지방선거 내에 풀지 않으면 4~5년 또 허송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장성근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을 만나 현재 추진상황과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그동안의 진행 자료와 현재 추진 중인 내용 등을 정리한채 기자들을 맞이 했다. 그의 얼굴에서는 큰일을 앞두고 있는 비장함과 긴장감이 가득해 보였다. 그래서 자리에 앉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경기도내 고법 유치 문제가 지지부진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6월 선거를 앞두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고법 설치 문제는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어쨌든 2월 안에 처리하려고요. 지난해 12월에 경합했던 울산가정법원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했습니다. 다소 섭섭한데, 도내 고법에 대해 먼저 통과시켜주려고 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미안함을 갖고 있더라고요. 기능상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법원도 이례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 고법 설치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고 지난해 봄에 조달청에 부지를 신청했잖습니까. 굳이 비유하자면 힘들게 이륙한 비행기가 구름 위로 떠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쨌든 2월 안에는 처리해야지요.”

 

 

 

―고법 설치 예산문제가 걸림돌이라고 들었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까?

 

“법사위 관례상 예산 마련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법안은 통과시키지 않다보니 예산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원안대로 2018년 7월 이전할 수원지법·수원지검 광교신청사의 일부 층을 고법·고검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법원 입장에서는 규모가 큰 도내에 여분의 공공청사 신축 부지가 많으니까 돈 안 들이고 대법원 재산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여유 공간이 있다면 고법과 고검을 같이 건립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원안과 달리 별도로 건립하는 방안으로 추진 중인가요?

 

“고검 청사가 별도 부지에 건립된다면 예산이 많이 들 것입니다. 고검의 역할은 1심 고소사건의 항고, 국가·지자체 공무원 재판인 국가소송 지휘·감독, 항소심의 공소유지 등 3가지입니다. 그 중 항소심 공소유지를 위한 공판검사실은 법원에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고검 설립에는 많은 공간이 필요 없습니다. 고검은 원안대로 광교신도시로 옮겨갈 수원지검 신청사의 여유 층수에, 고법은 국유지인 영통동 소재 기획재정부 땅에 각각 들어서게 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입니다. 그럴 경우 법원은 부지매입비 없이 건축비 450억원으로 고법을, 검찰도 부지매입비와 건축비 없이 고검을 각각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항소심재판에 참여하는 검사들은 차로 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국내에 이런 사례가 있습니까?

 

“국내 사례 중에는 처음입니다. 법원행정처의 연구내용을 보면 일본에는 대부분 고법과 고검 청사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도입되면 국내에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법원은 검찰 업무로부터 받는 영향이 없어서 큰 문제가 안 되고요. 검찰도 기소 때 공소장과 증거서류를 넘기는 1심 때와는 달리 항소심은 사건 기록이 법원에서 법원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타 지역 고법유치 문제나 원외재판부 설치 때를 보면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경기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도내 의원들 대부분이 법사위가 아닌 다른 상임위 소속이라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소속이 다른 법사위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본인의 역할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춘석·이주영 의원 등이 주도해 각각 전주나 창원에 원외재판부를 유치했습니다. 원외재판부는 국회 도움 없이 법원행정처 자체에서 결정할 수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이 법원행정처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지요.”

 

 

 

―경기도에 고법이 들어설 경우 관할과 명칭은 어떻게 됩니까?

 

“소재지 행정구역 이름으로 정하는 규정에 따라 법원행정처도 ‘수원고등법원’이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최소한 원외재판부라도 설치해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고요. 재판부 10개 정도가 필요한데 그만한 공간이 없지만 규모로 봐도 원외재판부가 아닌 고법이 들어서야 합니다. 수원지법과 5개 지원 관할만 맡게 됩니다. 수원과 성남, 안산, 안양, 평택, 여주지역을 관할하는 것이죠. 의정부와 인천에 원외재판부를 만든 뒤 나중에 소속을 정비해도 될 것입니다. 때문에 경기고법 명칭보다는 수원고법 명칭이 맞는다고 보는 것입니다.”

 

 

 

―수원고법 유치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항소심 때 교통문제나 서울변호사를 다시 선임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당사자가 도내 지자체나 지역 의원일 경우 더 심각합니다. 지역 실정을 잘 아는 법관이 재판을 담당하고 필요한 현장 검증 등에도 적극적일 테니까요. 서울에서 사건을 다루다보면 현장 출장을 꺼리게 되고 잘 모른 채 서울의 잣대로 볼 수 밖에 없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지역 변호사들이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지역으로 잠식해 오는 정도가 심각합니다. 심지어 관공서 사건까지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 의미는 더 클 것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로 보면 항소심을 포기하는 사례도 크게 줄어들 거라고 봅니다. 시간적, 재정적 문제 때문에 항소심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봐요. 서울까지 재판을 받으려면 하루 꼬박 투자를 해야하고, 또 항소심 변호사를 추가로 구입하려면 비용문제도 적지 않았고요.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대형로펌들이 경기도로 내려오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겁니다. 현재는 법원장이나 검사장급들이 경기도에 개원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요. 이제는 경기도에 정착하기 위해 개원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법률서비스 확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로스쿨 연수제도 문제 때문에 언론에서 조금 시끄러웠습니다.

 

“현재 지역 로스쿨생들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연수를 받거나 대한변협에서 실시하는 6개월간의 연수 강의, 두 가지 방법으로 의무적으로 연수받아야 합니다. 실무적인 면을 위해서는 사무실 연수가 필요한데 현재 경기중앙회 본회 회원 변호사 사무실에는 이미 로스쿨 1~2기 출신들이 차지해 3기생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결국 사무공간이 넓은 지회 변호사들이 받아줘야하는데 야간까지 근무하지 않다보니 연수생을 받아주는 일이 없습니다. 실무연수자 입장에서도 월급없이 연수받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일부 언론보도에서 연수생들에게 월급을 줬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렇습니다. 도내 유일의 아주대 로스쿨생들은 경기중앙회에서 끌어안아야 하는데 참여희망자가 없어서 지회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실무연수를 맡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모집 과정에서 논의를 거쳐 연수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이라도 덜어주자는 의견에 따라 수원에서 실무연수를 받는 각 지회 지역까지 오가는 교통비 명목으로 50만원 정도 주기로 했는데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월급을 지급한 것으로 잘못 보도가 됐습니다.”

 

 

 

―임기 중 절반인 지난 1년간 다른 분야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그동안 변호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현직 부장판사를 초청한 특강을 신설했습니다. 책이나 법정이 아닌 자리에서 유사 사건에 대한 질문과 답변 방식으로 대화를 하다보면 심리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직 부장판사의 얼굴도 익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이를 위해 법원에서 협조해 주신 덕분에 재판을 하고 있는 변호사도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경기중앙회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휴양시설을 마련했고요. 지회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지방회 운영에서 지회 비율을 높였고, 국민의 시각으로 사법부를 바라보는 법관 평가를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로서는 민원인들이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법률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법정에서의 판사들의 말과 행동도 상향평준화가 될 것입니다. 경기중앙회 내 축구회는 해마다 요코하마 변호사회와 친선 교류 중이며 오는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변호사월드컵축구대회에 처음으로 ‘수원’이란 이름을 걸고 출전할 계획입니다.”

 

 

 

지난 십 수 년간 지켜 본 장성근 회장은 권위적이지 않은 ‘보통변호사’다. 마주앉아 대화하면 구수한 장맛이 나는 사람이다. 화려하게 포장하려 하지 않고, 문제를 왜곡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90여분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뭔가 좋을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서나 바라볼 수 있는 그림이었다. 감출수 없는 기쁜 소식을 혼자 알고 있는 사람처럼…. 인터뷰를 마치고 변호사회 건물을 나오면서 혼자 상상을 해 봤다. 조만간 ‘경기도민 여러분. 고법문제 해결됐습니다. 이제 수원에서 항소심 받으시면 됩니다.’하며 카메라기자들 사이에 환하게 웃고 있을 그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