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젊은 시절 일만 해서 후회가 많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은 넓은 세상 보길 바라죠."
제33대 건국대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정건수(상학 67) 총동문회장은 모교 후배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견문을 넓혔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건대 상학과 67학번으로 2012년부터 3년째 매년 모교에 1억원씩을 기부해 후배들의 해외여행을 지원하는 `Dr.정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여 명의 학생들을 선발해 개인 부담금 일부를 제외한 여행 경비 전액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건국대 학생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보통 일반적인 대학이나 장학재단들은 공부와 직결되는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지원하는 사례가 많고, 건대처럼 여행비를 지원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해서 앞만 보고 일을 하느라 외국에 나갈 일이 없었다"며 "지금은 작은 철강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젊었을 때 견문을 넓히지 못한 것이 항상 후회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일찍 큰 세상에 눈을 떴다면 사업도 더 크게 키우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후배들이 큰 뜻을 펼칠 수 있도록 하려면 더 넓은 세상을 보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64년 고교 졸업 후 서울에 올라와 고무공장, 연탄공장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새벽 5시 반이면 한강대교를 뛰어서 건너면서 노량진에서 용산까지 매일 출퇴근하며 돈을 벌었다.
정 회장은 그렇게 모은 돈으로 등록금을 마련해 1967년 대학에 입학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의 모교 사랑은 각별하다. 지난 2005년에는 20억원을 모교발전기금으로 내기로 약속한 뒤 실제로 2006년 5억원을 기탁하는 등 약속을 지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소기업 비상장 회사의 오너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주식 배당 이익을 털어 수년간 20억원이라는 거액을 마련해 학교를 지원했다.
그는 "대학에 들어와 인생이 달라진 만큼 모교와 후배들에게 내가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며 "해외 탐방 프로그램도 같은 뜻에서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총 41명의 학생들이 해외여행비를 지원받았다. 2012년 20명, 지난해 21명의 학생이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을 방문했다. 올해는 총 22명이 선발돼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을 다녀올 예정이다.
지난해 프로그램에 참가한 수의학과 2학년 노한영 씨는 "한국에서는 낙오되지 않으려 전공 공부에만 파묻혀 살았는데 해외여행을 통해 여유롭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지금 달려가는 길만이 전부가 아니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회장은 후배들이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생각을 하면 한껏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이 여행을 갔다 온 뒤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면 감동적이고 보람도 느낀다"며 "새로 배운 경험을 토대로 올곧은 사회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